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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작업자들

Passage(파사쥬) 2부

인터뷰이: 김진희

에디터: 문희경

〈얼굴없는 작업자들〉

언제부턴가 '퍼스널 브랜딩'은 창작 노동을 하는 모든 이에게 필수 교양 영역이 됐다. 작업자로서 선택받고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수준의 유명세란 과연 무엇일까. 또, 그 기준은 누가 만드는 걸까. 업계 사람이 아닌 친구도 이름과 얼굴을 알고 있는 동료의 인스타 계정을 볼 때면 복잡한 마음이 피어오른다. 하지만 '제작 공수'에 값을 매겨 먹고 사는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일을 제대로 하는 것 만큼이나, 일한 나를 전시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제작 공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하는데 불필요한 꾸밈노동과 체면치레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좋은 작업자는 오직 작업으로 자신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정말 가능할까? 프로젝트룸과 얼굴 없는 작업자들의 허심탄회한 일 이야기.

작업자 ‘김진희’와 디자인 오피스 ‘파사쥬’에 대하여

‘파사쥬(Passage)’와 김진희는 작업자로서 어떻게 달라요? 같은 작업물이라도 이름에 따라 달라 보일까요?

저는 김진희라는 제 이름보다 ‘파사쥬’로 작업하는 게 더 편해요. 파사쥬로서 표현하는 방향이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타일대로 추구할 수 있거든요.

김진희라는 이름은 한국인 디자이너라는 인식을 주지만, 파사쥬는 그런 선입견 없이 작업 자체로 보게 되는 느낌이에요. 외부적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많이 드러내는 게 작업하면서 필요한지 아직 잘 모르겠더라고요.

Passage라는 이름 뒤에서 작업할 때 김진희라는 이름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까 더 편하다는 의미죠?

맞아요. 작업보다 개인의 모습을 더 드러내는 게 저한테는 익숙하지 않아서 파사쥬로서 작업의 어필 포인트를 두는 게 낫죠. 그러면 남들의 평가가 제 개인까지 오지 않으니까요. 지적받는 걸 안 좋아하고 경쟁 구도에서 스트레스받거든요. 그런 게 문제로 오지 않아야 일을 할 때 감정 소모 없이 상태를 좀 더 객관적이게 보게 되고, 프로페셔널하게 대처하게 되는 거 같아요.

‘개인 김진희가 아니라 디자인 오피스 ‘파사쥬’로서 작업의 어필 포인트를 둔다.’ 가령 예를 든다면요?

저는 정제되거나 은유적으로 함축한 표현 방식을 좋아하고 추구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성적인 면도 있죠. 저 스스로 양면성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개념의 핵심을 다루는 디자인도 하고 싶지만, 힙하고 트렌디한 것도 해보고 싶거든요.

김진희로서 가진 다양한 성격들을, 파사쥬를 통해 좀 더 구체화하고 확장할 수 있어요. 마치 필터링같이, 파사쥬를 통해 원하는 디자인을 더 극대화해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제 안에 특정한 디자인 스타일이 30% 있다면, 파사쥬라는 매체로 그걸 70~80%까지 끌어올리려고 해요. 그냥 내가 아니고 파사쥬니까 좀 더 푸시(push)하고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약간 증폭기 같은 느낌이네요.

맞아요, 증폭기 같아요. 제가 가진 여러 요소를 파사쥬를 통해 증폭시킬 수 있다는 걸 작년에 많이 경험했어요.

파사쥬의 작업 스타일을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관심사나 표현 방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일관된 성향이 있을 텐데, 예를 들어 같은 문제를 받아도 나만의 해석 방식 같은 거요.

저는 먼저 주제나 대상이 가진 고유한 성질을 꿰뚫어 보려고 해요. 그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본질'이라는 말이 낯간지럽긴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성격과 특징을 최대한 끌어내서 독창성(originality)을 만들고 싶어요.

파사쥬 명함 뒷면에도 '컨텍스트, 컨셉, 타이포그래피(context, concept, typography)'라고 썼어요. 저는 맥락에 맞는 컨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컨셉이나 맥락 하나만으로는 부족하고, 둘이 조화를 이뤄야 강력하다고 봐요. 그리고 그걸 타이포그래피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죠. 결국 제 작업 스타일은 주제의 본질이나 개념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그 문맥을 시각 언어로 풀어내는데 특히 ‘타이포그래피’를 중심으로 표현하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나는 어떤 디자이너인가 : 작업 사례 톺아보기

디자이너로서 매체의 소재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떤 측면에서 소재가 중요한 역할을 하나요?

학교에서 타입페이스(typeface)를 배울 때, 선생님들이 글자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따뜻하다", "차갑다" 같은 촉감적인 표현을 많이 쓰더라고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촉감으로 설명하는 게 이해하기 쉽거든요.

저도 한때 재질, 질감, 소재 등을 리서치하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화면상의 디자인보다 실물로 봤을 때의 느낌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멋있어 보이는 디자인이 실물로는 실망스러웠던 경험도 있고요.

반면 책장의 촉감, 페이지를 넘기는 느낌 등 섬세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뤘을 때 감동이 컸죠. 그래서 웹상으로만 끝나지 않고, 실물로 봤을 때 더 좋은 디자인을 추구하게 됐어요. 작업물의 질감이나 제작 방식을 알아봐 주면 더 기쁘고 재밌거든요.

아까 언급하신 '컨텍스트, 콘셉트, 타이포그래피'의 균형 중에서, 소재가 컨셉을 구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겠네요.

맞아요. 소재는 콘셉트를 시각적, 촉각적으로 구체화하는 중요한 요소예요. 타이포그래피, 레이아웃 등 시각적인 것 못지않게 질감, 마감, 제본 방식 같은 것들이 컨셉을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하죠. 결국 소재는 디자인 컨셉을 입체적으로 완성하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어요.

온라인 매체와 인쇄 매체를 작업할 때 가장 큰 차이가 뭘까요?

요즘엔 다양한 디지털 목업(mock up) 툴 덕분에 누구나 그럴싸해 보이는 작업물을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실제로 인쇄했을 때의 완성도까지 고려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포스터를 예로 들면, 디지털 목업으로 보는 것과 A0나 A2 크기로 실제 출력해서 벽에 붙였을 때의 느낌은 큰 차이가 있어요. 텍스트 크기 같은 걸 실제로 출력하기 전까진 정확히 알기 어렵죠. 책 작업도 마찬가지예요. 웹에서의 가독성도 중요하지만, 실제 책으로 만들어 손에 들었을 때 좋아야 완성도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온라인상으로만 보이는 것으로 디자이너의 역량을 판단할 순 없어요. 종이 질감, 제본, 마감 처리 같은 것들을 실물로 보고 만져봐야 그 퀄리티를 알 수 있죠. 인쇄물의 완성도를 위해선 다층적인 고려가 필요해요. 그런 면에서 인쇄물에 강한 디자이너분들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인쇄물이 잘 나온다는 건, 퀄리티 관리를 그만큼 잘한다는 뜻이군요.

네. 퀄리티는 굉장히 저한테 중요해요. 컨셉이 결과물을 통해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를 보고 ‘작업이 좋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거 같아요.

파사쥬가 타입 디자인(type design)을 할 때 고수하는 조형 원칙이나 철학, 습관 같은 게 있나요? 나만의 스타일 같은 거요.

타입 디자인에서 제 시선을 끄는 활자체들이 분명히 있어요. 여러 타입 파운더리에서 만든 폰트들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활자체, 잘 만든 책 등을 찾아보곤 해요. 그런 제가 선호하는 활자체들의 공통점을 찾자면, 아무래도 좀 더 오가닉(organic)한 요소인 것 같아요.

오가닉한 요소요? 그게 뭘까요?

오가닉한 요소란, 저한테는 유기적이고 고정되지 않은 것을 말해요. 마치 손으로 직접 만든 것 같은 자연스러운 느낌의 형태적 특징이죠. 정형화되거나 기계적인 느낌보다는 어떤 부분이 불규칙하거나 불균형하더라도 시각적으로 균형미가 느껴지는 게 저는 더 흥미롭거든요.

우날(Unal) 폰트가 그런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죠.

맞아요. 우날 폰트에는 제가 좋아하는 여러 요소들이 있어요. 오가닉한 면도 있고, *우날(Joel Unal)이라는 개인의 경험과 태도가 녹아든 점도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그걸 제가 좋아하는 글자로 표현한 것도 좋았죠.

타입(type)을 그리면서 여러 타입페이스(typeface)**들을 참고하고 비교도 해봐요. 수업 과제 중에 *견본집(specimen)이라는 걸 만드는데, 활자체를 소개하는 책자예요. 옛날엔 그걸 배포하거나 인쇄소에서 도안집으로 참고했겠죠. 아직 디지털화되지 않은 서체들도 많은데, 그걸 발굴하는 게 보물찾기 같아요. 에칼(ECAL)의 도서관에도 많은 견본집들이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 서체를 디지털화하면서 나만의 해석을 더하기도 하고,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활자체를 만들 수도 있죠. 그런 식의 수업이 커리큘럼에 있었어요.

막스 헤르트비히(Max Hertwig)나 프레드릭 구디(Frederic Goudy) 같은 타입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을 공부하면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그들의 스타일을 레퍼런스 삼아 내 작업에 도움받는 거죠. 오래된 책이나 견본집에서 활자체를 찾아내는 게 즐거워요. 구글링으로는 잘 안 나오거든요. 도서관에 직접 가거나, 사서에게 연락해서 자료를 받기도 해요. 그런 식으로 직접 발굴하는 게 진짜 리서칭이라는 걸 배웠죠. 우날 작업에서도 그런 걸 접목해 보려 했어요. 정말 재밌었죠.

*Joel Unal: 프랑스의 조각가. 그가 만든 건축물 ‘La Maison Unal(1973~2008)’은 김진희의 ECAL 졸업 작품인 Unal type design project의 모티브가 됐다.

*타입페이스 스페시먼 (Typeface Specimen)은 활자체, 인쇄 그래픽 및 디자인 레이아웃 예제를 모아 놓아 특정한 폰트를 소개하기 위한 견본집이다.

반면에 댄서들 움직임을 모티브로 만든 렉토 베르소(Recto Verso) 타입 디자인은 다소 표현주의적이죠. 우날 폰트와 비교했을 때 그 작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아, 그 활자체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예요. 형태적으로 봤을 때 제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죠. 보통은 담백하고 심플하면서도 조형미와 운율감 있는 걸 선호하지만, 가끔 그게 질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좀 더 리프레싱 될 만한 무언가를 찾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댄서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은 거예요. 무용수들의 동작에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잖아요. 그걸 나름대로 해석해서 글자에 표현해 보고 싶었던 거죠.

그것도 학교 프로젝트 중 하나였어요. 에칼에서 공부하면서 라딤 페슈코(Radim Peško)라는 제가 좋아하는 타입 디자이너의 지도 아래 진행한 프로젝트였죠. 댄서의 움직임을 모티브로 한 만큼 좀 더 표현주의적인 느낌을 담아보려고 했어요. 제 작업 중에서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진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타입 디자인 외에 그래픽 디자인(Graphic design)이나 BI 디자인(Brand Identity design) 등 다른 분야에서 아끼는 작업이 있나요?

작년에 작업한 'Stranger Than Matter'*라는 사진집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사진작가 ‘권솔’ 님이 3년간 기록한 오브제와 자연물 사진을 모은 책인데, 타이포그래피 중심은 아니었지만, 그 책을 풀어내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거든요.

운 좋게도 파사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의뢰받은 프로젝트였어요. 그 덕분에 제 의견을 존중받으면서 작업할 수 있었죠. 의뢰인 분들이 저를 믿고 맡겨 주시는 느낌이라서 훨씬 편하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누군가 계속 지시하고 요구한다면 100% 능력 발휘가 어려웠을 텐데, 알아서 해보라는 믿음을 주셔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죠. 사진집 외에도 제 의견을 반영하면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들이 애착이 가요. 서로 신뢰하는 협업 관계 속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것 같아요.

*사진집 「Stranger Than Matter」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주관하는 2024년도 BBDK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 선정됐다. 6월 코엑스에서 실물로 만나볼 수 있다.

‘풀어내는 과정에서 즐거웠다’는 건 어떤 의미예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방향이나 아이디어를 상대방도 알아봐 줄 때가 있어요. 여러 옵션 중에 이게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을 때, 클라이언트나 협업하는 분도 같은 생각이라며 호응해 주는 거죠. 그렇게 서로 부딪힘 없이 의사소통이 잘 되고, 내 의도를 이해해 준다는 느낌이 들 때 정말 기분이 좋아요. 마치 둘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기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Stranger Than Matter> 작업을 하면서 제가 제안한 방식들을 솔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시더라고요. 크게 설명하거나 강요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게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 책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어요. 저한테는 시각적인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함께 만들어가면서 느끼는 동료애 같은 것도 큰 의미가 있는 듯해요.

그 책에 실으려고 촬영한 개체들이 엄청 다양했거든요. 그것들을 그냥 단순히 나열하는 거 말고 어떤 식으로 전개하면 하나의 ‘이야기’로 읽힐 수 있을지 고민했죠. 그 적절한 방법론을 찾아가는 과정도 재밌었어요.

셀렉된 사진들을 어떠한 기준에 맞춰서 맥락화하는 작업을 하셨군요. 글이 없는 그림책이 연상되네요.

맞아요. 저는 그걸 '이미지 내러티브'라고 명명했어요. 서로 다른 이미지들을 연결 지을 때 생기는 맥락 말이에요. ‘지적 몽타주(intellectual montage)’라고 하는 영화 기법에서 착안한 건데요. 내용상으로는 전혀 상관없는 장면들을 병치하거나 바로 이어 붙임으로써 관객의 뇌리에 서사적 연결고리를 만드는 거예요.

가령, 영화 <케빈에 대하여(2011)>에서도 그 기법이 쓰였는데요. 주인공 케빈이 눈알 모양의 과일 ‘리치’를 베어 무는 장면 바로 다음에, 한쪽 눈을 다친 여자아이(실비아)를 클로즈업한 장면이 나와요.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관객들은 케빈이 리치를 씹어 먹는 장면과 실비아의 다친 눈을 연결 지어서, 여자아이의 눈을 다치게 한 게 케빈이라는 걸 알게 되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유인원이 뼈다귀를 던지면 우주선으로 바뀌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아, 맞아요. 그것도 몽타주 기법을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죠. 몽타주 기법의 방법이 세부적으로 네다섯 가지로 나뉘는데, 그 안에 형태가 비슷한 것들을 연결 짓는 방식이 있어요. 리치와 눈알처럼요.

하지만 형태나 맥락이 전혀 닮은 게 없어 보이는 것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논리가 만들어질 때가 있어요. 그런 맥락화의 방법도 흥미롭죠. <Stranger Than Matter>은 그런 방식을 사진집에 적용해 본 거예요. 이미지를 나열함으로써 보는 이가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만들어내게 하는 거죠. 어떤 정해진 해석 방식은 없어요. 누군가는 질감에서, 누군가는 형태에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거예요.

저는 그런 실험을 하는 게 즐거워요. 어떤 표현 구조를 만들되, 그게 컨셉과 딱 들어맞을 때 좋아요. 최근에 한 미술 작가님과 만드는 소책자에서도 ‘우연성’을 강조하고 싶다는 컨셉에 따라 독특한 제본 방식을 택했거든요. 비용도 줄이면서 의도한 바를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라 기분이 좋았죠. 컨셉과 표현 방식이 여러모로 말이 될 때, 결과물과 컨셉이 조화를 이룰 때 뿌듯해요. 그런데 가끔 컨셉은 너무 거창한데 결과물이 그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더라고요. 물론 내용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알맹이와 겉모습이 서로 부합해야 완성도 있는 작업이 되는 것 같아요.

웹 디자인 작업도 가끔 하시잖아요. ‘물질세계’ 웹사이트가 진희 님 작업이죠? 아트 디렉션을 굉장히 세세하게 보신 것 같더라고요. 상세 페이지에 올라간 사진들 한 장 한 장 구도도 직접 잡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맞아요. 이것도 아까 그 사진집 만든 권솔 작가님과 함께 작업했는데, 사실 저보다는 사진을 찍는 솔님의 해석이 더 중요하죠. 저는 전체적인 비주얼을 설명하기 위해 이미지들을 모아서 의견을 나누는 정도였어요. 권솔님의 역량을 알고 있었기에 믿고 맡길 수 있었죠. 서로의 장점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최근에 한 전시 포스터 작업에서는 모션 요소를 활용했어요. 전문 모션 그래퍼는 아니지만,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거리감을 계속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네덜란드 파브리크 에이전시(Fabrique)에서 일할 때 디지털 작업의 영향을 좀 받아서, 화면 안에서의 이동성 같은 걸 습득하게 됐어요. 그게 웹 작업에서 조금씩 반영되는 것 같아요.

물론 기술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화면에 움직임을 주려고 해요. 간단한 방식이지만 재미있게 잘 구현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앞으로 웹 기반 작업도 더 경험해 보고 싶네요. 사실 웹 디자인도 편집과 비슷한 면이 있거든요. 화면 안에서 레이아웃을 잡고 구성하는 거니까요.

생업과 작업 사이, 치우치지 않고 욕망을 마주하는 법

진희 님은 프로젝트룸의 *‘프리에이전트’ 모집 공고에도 지원하셨죠. 1인 사업자이자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 일을 수주할 때 느끼는 고충이나 애로사항 같은 게 있나요? 평소에 어떤 기준으로 일감을 선택하시는지 궁금해요.

사실 대부분의 프리랜서가 일감을 받는 과정이 비슷해요. 잘 만든 작업을 본 사람들의 직접 의뢰, 그들의 지인 소개, 혹은 제가 먼저 연락하는 방식 중 하나죠. 파사쥬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의뢰가 늘겠지만, 그래도 저는 제 작업 성향을 이해하고 기대치가 있는 분들과 일하고 싶어요. 단순히 지인의 소개로 왔지만 제 작업을 모르는 경우엔 스타일이 맞지 않을 수 있거든요. 모두가 제 방식을 선호하진 않죠.

서로 간의 이해와 소통이 잘 되는 클라이언트와 작업하는 게 중요해요. 안 맞는 걸 맞추려 하면서 억지로 일하긴 어려울 테니까요. 그래서 무리하게 일감을 따내려 하기보단 저와 잘 통하는 의뢰인을 만나는 게 더 좋다고 봅니다.

*프리에이전트(free agent): 브랜드 컨설턴시 ‘프로젝트룸’과 프로젝트 단위로 자유롭게 협업하는 작업자들. 프로젝트룸은 소속이나 고용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작업자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일하는 프리에이전트 조직을 지향한다.

사실 디자인 오피스 ‘파사쥬’는 그 자체로 ‘작업’인 동시에, 개인 김진희의 생업이기도 하잖아요. 작업이 곧 생계 노동이 될 때 생기는 충돌 지점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일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할 때, 방금 말씀하신 나만의 기준을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듯한데요.

그럼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죠. 특히 작년에 서울 스튜디오 월세와 제 생활비를 동시에 감당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재정적인 부분이 가장 컸어요. 아직 파사쥬가 신생 디자인 회사이고 개인 사업자다 보니, 제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폭이 좁아요. 그나마 어떻게든 버텨왔지, 소득 면에서 크게 만족스러운 건 아니에요. 그냥 그럭저럭할 수 있을 정도? 딱 그 정도였죠.

그렇지만 회사에 다닐 때보다는 제 작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요. 월 소득으로 비교하자면, 직장인 때와 지금이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수 있어요. 브랜드 프로젝트 같은 큰일이 가끔 있으니까요.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 규모가 가장 컸던 건 'TRDST'의 아이덴티티 작업이에요. 그런데 사실 그 정도 규모는 저 혼자 할 수가 없어서 팀으로 일하죠. 어쨌거나 수입 자체는 직장인 때와 엄청 차이 나진 않지만, 그래도 지금이 훨씬 만족도가 높아요. 저에게 결국 중요한 건 그런 가치라고 봅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면 선택받기 위해 나 자신을 적극적으로 브랜딩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다 창작과 셀링 사이에서 방향을 잃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진희 님은 SNS 마케팅이나 퍼스널 브랜딩 같은 데엔 큰 관심이 없으신 것처럼 보여요. 작업 자체로 승부하겠다는 원칙 때문인지,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지속할 수 있다고 보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해외에서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생존하는 디자이너들이 있어요. 수업을 하면서 재정적 부담을 덜기도 하고, 작은 스튜디오들이 연합해서 이벤트를 만들어 알리기도 하죠. 직접적인 셀프 프로모션보다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요. 물론 인플루언서처럼 자신을 브랜딩하는 해외 디자이너들도 있죠. 명품 브랜드나 나이키 같은 곳에서도 의뢰받고, SNS에 화려한 삶을 보여주면서 성공하는 케이스요.

하지만 그게 정답이라기보다는, 그냥 각자의 길이 다른 거라고 봐요. 그들을 부러워하진 않아요. 오히려 그런 걸 너무 치지(cheesy)하다고 보는 제 주변 디자이너들도 많아요. 멋있어 보이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쿨함'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요. 제 주변에 많은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자체의 완성도나 작품성에 좀 더 주목하지, 돈을 잘 번다거나 명품과 일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보지는 않아요. 상업적 성공과 디자인적 '쿨함'은 구분하는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을 증명하고 판매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그 방법을 선택할 때 어떤 쪽으로 균형을 잡느냐는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욕망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보시는군요.

맞아요. 그리고 한국보다는 해외가 그 부분이 좀 더 다양한 것 같아요. 한국은 지금도 퍼스널 브랜딩을 할 거냐 말 거냐, 양극단으로 보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디자인을 공부했다고 해서 꼭 그 길로 갈 필요는 없거든요. 전공에 얽매이기보다는 잘 맞는 걸 찾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브랜딩이 맞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고 봐요.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게 필요해요.

가령,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다가 문득 ‘나다운’ 창작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도 있겠죠. 그럴 때 뭘 선택할지 고민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언서로서의 삶에 만족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아요. 평가는 달라도 본인이 행복하다면 그 삶도 가치 있는 거니까요.

그럼, 진희 님의 욕망은 어느 쪽이에요?

전 타고난 성향상 인플루언서는 못 될 것 같아요. 누가 돈을 줘도 못 할 것 같아요. 저 같은 사람들은 그냥, 이렇게 사는 거죠. 정말 다른 방법이 없고 그런 식의 일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해야겠지만, 저는 지금의 방식만으로 안 되겠다 싶으면 (퍼스널 브랜딩과는) 다른 길을 찾아볼 거예요. 좀 더 자연스럽게 제 작업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다른 방법, 예를 들면 토크 같은 걸 하는 식으로요. 저 스스로를 팔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뭘 팔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진희 님이 유럽에서, 그리고 의도치 않게 귀국해서 한국에 자리 잡기 위해 했던 노력이야말로 가장 정석적인 자기 영업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무작정 낚싯줄을 걸어놓고 걸리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포트폴리오 들고 찾아다니면서 ‘도장 깨기’하는 방식이요.

사실 그렇죠. 근데 그게 진짜 쉽지 않아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되게 희박하죠. 예를 들어 50군데에 제안을 했다고 치면, 두세 군데 정도에서만 답변이 와요. 그것도 "좋습니다. 다음에 매칭되는 프로젝트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식의 애매한 답변 말이에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도 10분의 1 정도고, 그중에 실제로 프로젝트로 연결되는 건 다시 한두 개 정도예요.

그냥 제가 얘기했더니 연결이 됐다고 하면, 듣는 사람들은 "나도 그렇게 하면 되겠네"라고 오해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해요. 진짜 어려운 과정이에요. 처음엔 다들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외부에서 인정받고 노출되는 작업을 하기 전까지는, 처음에는 그런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죠. 요령이 없을 수밖에 없잖아요.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잘 풀리기도 하고 안 풀리기도 하면서요. 사람마다 결과는 다를 거예요.

포기하지 않고 버티기: ‘자기 증명’이라는 작업자의 숙명 

유학 시절을 제외하고도 벌써 디자이너로 사신 지 10년쯤 되셨잖아요. 특히 네덜란드에서 프리랜서로 생활하실 때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죠. 미래에 대한 불안, 당장의 생존에 대한 걱정, 비자 문제 등등. 그럴 때마다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암흑기였던 그 시기가 제게는 발돋움할 수 있게 해준, 새벽이 오기 전 가장 어두운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런 시점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요. 사실 해외 생활이 생각만큼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언어 문제도 있고, 가족과 친구를 떠나 홀로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게 힘들죠. 하지만 그 과정을 겪다 보니 '나 혼자서도 해낼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잘 견디다 보면 방법도 보이고 버틸 만한 것 같았어요.

외국인으로서 취업하는 건 쉬워 보여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요. 결국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일 뿐이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쉽게 항의하기 어려운 입장이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요. 언어 문제도 큰데, 영어를 잘해도 현지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더 선호하게 되죠. 그게 차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일할 때 의사소통이 잘 돼야 하니 당연한 거예요. 그 나라에서 정착하려면 현지어를 배워야 해요. 그래야 진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거죠.

저도 그런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깨달았어요. 죽진 않겠다, 잘 버텨내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걸요. 열심히 출구를 찾다 보면 언젠가는 보상받을 일이 생길 거예요. 중요한 건 얼마나 포기하지 않고 해내려 하느냐예요. 물론 5년, 10년 동안 하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스스로 증명해 낼 수 있어야 해요. ‘누가 봐도 잘했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요. 그 상태에서 결과에 순응하든 말든 해야 부끄럽지 않은 거죠.

사실 돌이켜보면 학교생활이 부끄러워요. 당시에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앞서 말한 만큼 제 스스로를 증명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핑계를 댔던 것 같아서요. 이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수준까지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 열의를 가진 사람들과 일하면 시너지도 나고, 존경심도 생겨요. 유명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말이에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론 청년 문제가 의지로만 해결될 순 없어요. 사회 구조의 문제도 크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만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언제나 필요하다고 봅니다. 좀 꼰대 같이 들리려나요.

사실 한국은 여전히 디자이너를 한 명의 ‘전문가’로서 존중하는 문화적 태도가 부족한 것 같아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도 디자인 작업자들의 생존 문제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진희 님이 경험한 유럽과 한국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시각디자인을 속성으로, 툴(tool)을 배우는 것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학원들이 많아졌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쉽게 그래픽을 만들 수 있게 됐잖아요. 그런 시대적 변화도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는 단순히 툴을 다룰 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디자이너를 ‘전문가’로 부르긴 애매해요. 그럼, 뭐가 더 필요할까요? 예를 들어 건축가가 건물을 지을 때, 어떤 구조와 재료를 써야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지식과 경험이 충분하다면, 다른 사람이 함부로 나서서 물이 새거나 붕괴 위험이 생기도록 건물 구조를 바꾸는 일이 벌어지지 않겠죠. 디자이너가 컨셉과 맥락을 맞게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판단하는 지식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시간을 거쳐 전문가의 자질을 갖추는 게 첫 번째고, 그다음엔 그 전문성을 존중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경험한 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보통 유럽에서는 ‘객관적으로’ 자신이 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상태가 아니면 상대방의 전문성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아요. 설령 자기 생각과 다르더라도 대화를 통해 물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죠. 기본적으로 디자이너가 고려하여 내린 판단을 존중하며 피드백을 나누기 때문에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습니다.

파사쥬는 분명 클라이언트 잡을 하지만, 그 방식이 에이전시 특유의 상업성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파사쥬의 작업과 김진희 개인의 작업 사이의 간극이 크게 벌어지지 않는 현재의 방향성을 앞으로도 유지하고 싶으신가요?

경험상으로 보면 상업성을 띄는 프로젝트는 규모에 따라 함께 일하는 구성원의 수도 함께 비례한 경우를 봐왔는데요. 제가 일했던 곳이나 알고 있는 국내외 스튜디오가 소수 멤버로 운영되는 곳이 더 많다 보니 자연스레 그쪽으로 방향성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큰 규모의 커머셜 프로젝트를 하는 에이전시는 그만큼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팀원이 담당하는 일의 범위가 세부적으로 나뉠 수밖에 없어요. 한 가지 일도 함께 수행하는 경우가 많고요.

반면 디자인 스튜디오나 콜렉티브는 개인이 맡는 범위가 넓고, 소화해야 하는 역할도 더 많죠. 오랜 시간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그 넓은 범위를 스스로 컨트롤하는 능력치가 생겼어요. 단순히 프로젝트의 규모나 상업성 여부보다는 제가 유지하고자 하는 작업 스타일에 대한 이해나 공감대가 클라이언트와 얼마나 잘 형성될 수 있는 작업인지를 중점으로 보려 합니다. 지금은 그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강화하고 싶은 포트폴리오 영역이나, 저희와 협업해 보고 싶은 작업의 영역이 있을까요?

프로젝트룸에는 마케터, 기획자분들이 있으셔서 디자인적 관점과 다른 측면에서 상호 보완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 서로 다른 관점을 디자인으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패션, 뷰티, 가구 관련 브랜드 프로젝트에서 비주얼 컨셉이나 로고 타입, 그래픽 요소, 아트 디렉션을 위한 역할을 맡아 진행한다면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아요.

포트폴리오 강화 측면에서는 제가 다루는 매체의 폭을 좀 넓혀보고 싶어요. 모션 그래퍼와 웹 디벨로퍼와의 협업도 해보고 싶고, 공간 디자인도 경험해 보고 싶네요. 대형 광고판이나 버스 정류장에 들어가는 포스터도 좋습니다. 타이포그래피 기반으로 다른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진행하는 방향이면 미디어나 인쇄 매체 상관없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 다시 유럽으로 거점을 옮기신다고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살짝 말씀 해주신다면요?

최근 타입 디자인 작업에 소홀했는데, 올해에는 좀 더 시간을 들여 작업할 계획이에요. 제 주변에 있는 훌륭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한글 타입을 만드는데 도전하려고 합니다. 작년 언리미티드에디션에서 선보였던 Plasticity 시리즈의 제품도 구체화해서 판매를 준비 중이고요. 부디 멋진 결과물로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얼굴없는 작업자 1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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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age(파사쥬) group / Director 김진희

김진희는 담백하지만 보편적이거나 단조롭지 않은 운율을 가진 시각 언어를 다룬다. 담담하지만 세심하게 바라보는 모든 디자인과 접근을 중요하게 여기고 타이포그래피 기반의 제품이나 사람이 가진 고유한 부분을 반영하고 정제된 비주얼 컨셉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2022년부터 파사쥬(Passage)를 설립해 그래픽 디자인과 타입 디자인을 병행하며 문화, 예술 기관, 브랜드 관련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에서 타이포그래피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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