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CONTACT

Brand Identity Design

2023 Jun – Dec

프로젝트 기획. 라운드하우스

디자인. 노인호, 이여름

일러스트. 준시오

가구. 스튜디오 비엘티

프로젝트 요약

라운드하우스의 공간 프로젝트인 엔트런스4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공간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라운드하우스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웃과 연대라는 전통적 가치에 대해 화두를 던집니다. 가속화되는 개인화 시대에서 대안 공동체는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요.

ENTRANCE 4

엔트런스 4

공간의 특성

엔트런스4는 '에피소드 수유 838'이라는 특색있는 건물에 위치한 상업 공간입니다. 그러니 이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연 '에피소드 수유 838'의 특색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건물은 '수직 마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출범한 일종의 주상복합 오피스텔*입니다.

 

*코리빙 하우스 또는 쉐어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이 경우 집을 누군가와 함께 사용하는 개념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피소드 수유의 공간 구조는 사실 오피스텔보다는 호텔에 더 가깝습니다. 집 안에서 다른 이와 거실을 공유하는 '게스트 하우스' 형태가 아니라, 각자 집이 있지만 각 층에 위치한 라운지나 헬스장, 업무 공간 등을 공유하는 형태기 때문입니다. 에피소드 [지역명] 뒤에 붙은 숫자 838은 세대 수를 의미합니다. 성수는 101, 서초는 393, 강남은 262. 현재 수유가 가장 규모가 큽니다.

이름의 유래

 

에피소드 수유에는 총 세 개의 입구(Entrance 1, 2, 3)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어떤 입구로 들어가건 상관없이 각 층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든 오고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딱 한 곳, 유일하게 고립되어 갈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이 곳은 오직 한 가지 입구로만 들어갈 수 있는데,  이 곳 4층에는 오래도록 공실인(사실상 버려진) 상가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입주민이 아니면 찾기 어려운 공간이고, 심지어 대다수의 입주민조차 모르는 공간이니 세입자가 들어올리 만무했습니다. 라운드하우스는 숨겨진 이 공간에 동네 이웃들이 주로 오는 작은 공간, 일종의 노인정(경로당)*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Entrance 4 (4번 입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입구가 3개인 건물에 숨겨진 4번 째 입구라는 뜻입니다.

 

*비록 이 건물에 노인 비율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애초에 20-30대 1인 가구가 주로 오는 공간이지만, 노인정(경로당)의 유래와 취지를 살펴보면 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핵가족화와 함께 시대에 변천를 따라잡지 못해 소외감을 느끼는 '노인'과 날이 갈수록 핵개인화 되어가고 도태되는 1인 가구 '청춘'의 고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결국 전통적 가치를 잃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소외감을 달랠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둘은 명백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경이 되는 이야기

I recently moved into the building / to South Korea and honestly, I feel a bit lonely. I guess being an introvert and moving to the other side of the world where I don't know a single human being is not helping either. But instead of wallowing in self-pity, I decided to just take matters into my own hand. So if you also want to meet new people, practice your speaking skills, or just want to be able to say "Hello" to some of your neighbors, shoot me a message. I'm looking forward to meeting you guys. PS: I speak German, English, and pretty mediocre Korean, so everyone is welcome to join. I'm also a professional Papago user, so no need to be shy, we can make it work.

 

From. Jessica

어느 날, 제시카라는 이름의 독일인이 서울 수유동에 위치한 수직 마을로 이사 왔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찾아온 이곳에서 그녀는 종종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꼈고,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마을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써서 올렸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은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몇몇은 호기심에서, 몇몇은 제시카처럼 외로움을 달래고자.

 

이들은 서로 말은 안 했지만 분명 비슷한 마음이었다. 처음 해보는 자취가, 학교생활이, 사회생활이 외롭고 고단했다. 모임은 계속 커지고, 어느덧 80여 명 가까이 되는 규모가 되었다. 성별, 연령, 인종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면서 새로운 문화와 언어를 공유했다. 누군가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누군가는 언제든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이웃을 만나고, 누군가는 연인을 찾았다. 기쁜 일뿐만 아니라, 힘든 일까지 서로 도우며 ‘정’을 나누었다. 제시카도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그녀의 작은 용기 덕분에 80명의 친구가 생겼으니까.

 

한편, 이 모임에는 '여름'과 '겨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연인이 있었다. 사람들을 모은 건 제시카였지만, 뭉치게 만든 건 여름과 겨울이었다. 이들은 사람들을 모으고, 보살피고, 배려하며,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기획했다. 어쩌면 이들은 누구보다도 이 모임에, 이웃에, 그리고 사랑에 진심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여름과 겨울은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 당연히 모임은 이전처럼 활발하지 못했고,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가십을 일삼는 사람들이 모임의 주류가 되니, 사람들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일부는 뒤에서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고, 웃음거리 취급하기도 했다. 새로 모임에 합류한 사람들은 쉽사리 적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군중 속의 고독만 더해갈 뿐이었다.

 

1년이 지난 후, 수직 마을 어디선가 여름과 겨울을 봤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을 봤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짓말쟁이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바로 그들이 수직 마을 네 번째 입구에 있다는 것 아니겠나! 이 마을에는 입구가 세 개 밖에 없는데 말이다.

 

···

 

정말 네 번째 입구가 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entrace 4에 있다는 소문은 꾸준히 새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그곳에는 여전히 다양한 이웃들이 모여 친구를 사귀고, 이야기 꽃을 피우고, 정을 나누고 있다는데... 궁금하면 한 번 찾아보는 건 어떤가. 혹시 모르지 않은가. 다정한 이웃이 생길 수도.

 

위 이야기의 반은 사실이고, 반은 허구다.

아니. 어쩌면 전부 사실일 수도 있고, 전부 허구일 수도 있다.

슬로건 1. Coffee, Drink, Love.

 

엔트런스4는 낮에는 커피, 밤에는 술을 제공하는 카페&바입니다. 또한 배경이 되는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랑으로서 ‘커피, 드링크, 러브.’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적절하게 담아낸 슬로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영화 ‘Punch-Drunk Love’에서 단어 배열의 영감을 받았습니다.

 

슬로건 2.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레위기 19:18] 이 역시 공간의 핵심 가치를 잘 담아낸 문장으로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합니다.